나의 이야기

손자와 자부/기다림으로 익는 행복/김종원 詩

스마일 김상호 2013. 7. 31. 09:58

손자 태헌이와 에미

남산 나들이 사진을 보면서

고고 방학이 되어 곧 오겠다고 하니 기다리고 있을께 ! 사랑해

 

 

기다림으로 익는 행복

                                                      김  종  원

 

가을은

기다림으로 온다.

 기다림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어디 있으랴

 

머리 풀고 으르렁거리던

심란한 여름  하늘

제풀에 잦아들면

 

새털구름 높아만 가다가

찬 이슬 흠뻑 맞은

물 맑은 파아란 호수

 

고추잠자리 수면 위에

동심원을 그릴 때마다

행복은 하늘 끝까지

파문을 그린다.

 

파문은 마당 끝 감나무 가지마다

빠알간 순정의 물결로 번지고

감사로 물결치는 황금 들판에

까만 그물 던지듯 참새 떼 날아오르면

 

동구 밖 팽나무에 올라 팽을 따는 아이들

논두렁에 벌렁 누워 배를 내놓은 호박들 보며

하루 종일 히죽히죽 웃는 허수아비

 

가을은

기다림으로 익는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