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A학점으로 살기]

최고의 효(孝)는 "소통"

스마일 김상호 2022. 11. 2. 19:47

석촌호수-2022.11.2일

 

 

   최고의 효(孝)는 "소통"
 
자녀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 기쁨이 되는 게 부모 마음입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바랄 게 없다. 잘 자라주면 그게 효!”라고 말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해석할 사람은 없겠지요? 결혼을 시켜도 자녀가 그립고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부모의 심정입니다.
팔 순 노인이 대문을 열고 나가는 환갑 된 아들에게 ‘차조심하라’라고 이르는 것이, 부모가 지닌 상정(常情)입니다.

자녀와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면 섭섭하고, 심해지면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많은 것을 원해서가 아닙니다.
“엄마, 나 엄마 덕에 잘 살아요.”
“엄마, 나 훌륭한 아들! 편안하시죠?”
그 예쁘고 씩씩한 말 한마디가 부모의 기쁨인 것을!

나이가 들수록 부모들 마음은 동굴처럼 휑하게 뚫리고 그 공간에 이는 바람이 "외로움"이고 "섭섭함"입니다. 아쉽게도 늦었지만, 표현력이 부족한 아버지의 속마음을 이제라도 헤아릴 수 있는 아들이 된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해도 이왕 시작한 것이니 작게라도 이어가라고 한 딸... 일희일비하지 말고 끈기있게 기다려도 보시라고 그렇게 응원하는 것이 엄마의 행복임을 그 딸은 눈치챘습니다.

깨닫는 시차가 있을 뿐, 부모와 자식 사이는 그렇습니다. 그 간극에 필요한 것은 ‘소통’일 뿐입니다.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의 희생을 알고, 부모 나이가 돼 봐야 부모 마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무관심하게 시간만 보내다가 말이 없는 영정 앞에서 “감사해요.” “죄송해요.” “사랑해요.” 흐느껴본들 모두 다 부질없는 일입니다.
 
효도 살아 생전이고, 소통도 살아 생전입니다. 살아 계실 때 한 번 더 살갑게 전화드리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전하는 것이 ‘효’인 것을!

옛 인사법에 ‘나갈 때 아뢰고 돌아오면 뵈라(出必告 反必面)’라는 말이 있습니다. 21세기 스마트 시대에 어울리지 않을 나른한 고전 같지만, 내재된 소통의 가치를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늘 아쉬움이 끓어오를 때면, 기차가 떠나고 난 다음의 일입니다.

집집이 부모 자식 간 일어나는 애증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 끝까지 붙잡아야 할 것이 "소통의 끈"입니다. 사람 사이에 파랑새가 깃들 수 있는 곳은 소통이란 자리 뿐입니다.
 
부모에게는 자식과 소통이 줄어드는 것만큼 섭섭한 병도 없습니다. 자잘한 관심이 위로가 되고, 짜증을 부리더라도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이 효이고, 말벗 이 돼 드리는 것이 "최상의 덕"입니다.

“딸이니까 저러겠지. 어디 가서 투정 부리겠나...” 엄마는 이래도 이해, 저래도 이해입니다. 우리 훌륭한 아들이, 우리 예쁜 딸이 이런 것도 해주고, 이런 것도 챙겨준다고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드려야 합니다. 날은 금세 저물고 땅거미가 앉는 것이 인생입니다.
 
언젠가 납골당에 갔다가 분골을 담은 수많은 도자기에 쓰인 글을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중 가슴을 찡하게 한 단어가 ‘사랑합니다’ 보다 ‘그립습니다’ 였습니다. ‘사랑한다’ ‘감사한다’ 보다 ‘그립다’가 더 명료한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감정도 "그립다"로 발화해서 "그리움"으로 끝나는 것이기에... 그 명료한 발화가 ‘산자와 망자’ 사이를 잇는 소통의 다리를 놓습니다.
 
가수 이연실이 부른 ‘찔레꽃’ 시가(詩歌)에는, 하늘로 떠난 엄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가슴에 품은 것이, 그리움의 서정을 더욱 선연하게 합니다.

하얀 찔레꽃으로 다리를 놓고 엄마 오기를 기다리는 절박한 그리움… 찔레꽃 가시에 찔린 순간처럼 짜릿한 아픔에 온신경에 뻗칩니다. 소통의 단어로 가득 채운 찔레꽃 멜로디가 가을밤 달빛을 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요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은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기럭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을
엄마 엄마 찾으러 날아갑니다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시골집 뒷산 길이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효(孝)’의 비결은 "소통"에 있습니다. 살면서 최고의 베풂은 결국 "소통"입니다. 이것은 훗날 ‘내 마음이 나의 생애를 비웃지 않게 하는’ 길이기도 하니 미리미리 실천해도 결단코 손해볼 일이 아닙니다.

새해를 맞이한 날이 엇그제인데 벌써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이제 남은 두 달을 기쁘게 소통하며 설계하시길 빕니다!

샬롬?